치아가 오 복의 하나...? -  박경준(치과의사) 

“할아버지~ 다시 태어나신다면 무얼 하고 싶으세요?”

“다시 태어나면 치아 관리를 잘 해서 틀니 하는 일을 안 만들거야.”

손주가 할아버지께 한 질문의 답이다.

필자가 생각해서 하는 말이 아닌 진짜 진료하면서 들은 이야기다. 오죽 하셨으면 이런 질문에 단번에 나온 답이었을까?

나에게는 딸이 둘 있다. 나의 딸이 이런 말을 들으면 짜증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르신께 틀니를 만들어 끼워드리는 순간의 마음은 시집 보내는 딸에게 드는 마음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이 아이가 시집가서 시댁에서 귀여움 받으며 살았으면 하는….

이 틀니가 어르신에게 잘 맞아서 식사도 잘하시고, 말씀하실 때도 불편하지 않고, 외모도 전보다 훨씬 좋아지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치아는 단순히 무언가를 먹을 때 사용하는 것이 아님을 이제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을 게다. 

치아의 기능은 1. 소화기관-저작과 연하, 2. 발음 기관, 3. 호흡 기관 - 기도 확보, 4. 외모 등이다.

연구에서 속속 밝혀지고 있는 성인병인 당뇨, 치매, 더 나아가 수명과도 연관이 있다.

치아가 오복의 하나라는 것은 이렇게 건강과 수명에 연관이 있어서 그러지 않나 생각한다.

아주 작은 치과 상식으로 알아 두면 좋을 듯하다.

치아는 위치와 기능에 따라 앞니, 송곳니, 작은 어금니, 큰 어금니로 나뉘어진다.

우리 치과인 들은 치식이라 하여 2, 1, 2, 3을 기억 한다. 앞니 2개, 송곳니 1개, 작은 어금니 2개, 큰 어금니 3개(사랑니 포함).

누군가의 입안을 보면서 이가 몇 개인가 세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각각의 기능은 앞니는 한자로 절 치(切齒) – 즉 잘라내는 기능을 한다. 

송곳니는 견 치(犬齒) - 육식 동물들에서 흔히 보이는 치아로 희생 동물의 숨통을 끊거나 고기를 물어 뜯을 때 주로 사용한다.

어금니는 구치(臼齒) - 치아가 맷 돌 모양으로 산과 골짜기로 형성되어 식물의 질기고 단단한 부분을 갈고 부수기에 사용한다.

즉, 치아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은 잡식 동물이라는 것이다.

치아 조직은 법랑질(enamel), 상아질(dentin), 치수(pulp), 백악질(cementum)로 이루어졌으며 법랑질의 경도는 모스 경도 6~7 정도로 수정과 비슷하다. 또한 그 경도는 부위 별로 조금씩 차이가 난다. 그래서 치아가 잘 깨지기도 하는 것이다.

노화가 진행되면 법랑질의 경도 변화는 없으나, 상아질의 탄성이 줄어드는 경화가 일어난다. 즉 충격을 잘 흡수하지 못하게 된다. 

더불어 교합력은 강해지니, 치아가 깨지는 일이 늘어난다. 충치나 잇몸 질환 만이 아닌 파절의 위험도 조심해야 한다.

 - 출처: 100세 시대 구강건강상식. 나의 구강 일지 - '뽑으라 그래'